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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6 16:19

'사이코패스'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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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2009-02-02

 

전여옥이 '사이코패스' 운운한 모양이네요. 국회에서 해머로 외통위 문 딴 것이 사이코 패스의 행위라는 얘기인데, 글쎄요... 안쪽에서 닫힌 문 연다고 해머를 쓰는 게 사이코 패스가 된다면, 대한민국에 사이코 패스 아닌 사람은 없겠지요. 아마도 전여사의 문학적 상상력은 강모씨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작 강모씨 사건과 닮은 것을 찾자면, 후보는 따로 있지요. 
 
바로 용산 참사입니다. 강모씨가 일곱 명을 희생시켰다면, MB 정권은 여섯 명을 희생시켰지요. 강모씨가  희생자들을 다루는 잔혹한 태도나, 철거민을 대하는 정권의 가혹한 태도나, 그 사디즘적 특성에서는 동일합니다. 사적 사디즘이든, 공적 사디즘이든, 일말의 '연민'도 없다는 데서는 한 가지지요. 타인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그렇게 끔찍한 일을 서슴없이 저지를 수는 없었겠지요. 

듣자 하니, 강모씨는 희생자들을 완전히 제압했다는 남성적 힘을 과시하기를 좋아했다고 하네요. 키가 150 남짓한 작은 체구의 여성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하니까요. 이 역시 공권력으로 서민들을  완전히 제압하는 남성적 위력을 좋아하는 MB 정권의 성향을 꼭 빼닮았습니다. 공권력 휘둘러 난쟁이들(세입자들) 밟아 놓고 '떼법' 근절하여 '법치'를 실현했다고 힘 자랑하는 꼴을 보세요. 

뉴스를 보니, 강모씨가 유치장에서 밥 잘 먹고, 잠 잘자며 지낸다고 하네요. 일말의 가책을 느끼는 분위기도  없다고 합니다. 그 역시 MB 정권을 닮았습니다. 그렇게 끔찍한 참사가 일어났는데, TV에 나와 한 마디 사과의 말도 없더군요. 참사의 책임은 외려 희생자들에게 있다는 투로 말하더군요.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면, 앞으로도 계속 살인 진압을 하겠다는 굳은 의지만 보이더군요. 

지난 정권 떄에는 국민 한 명이 죽었어도 대통령이 사과하고, 장관이 물러났는데, 이번 정권에서는 여섯 명이 몰살을 당했는데도, 사과 한 마디 없고, 청장도 내칠 생각이 없답니다. 정권 하나 바뀌었다고 국민의 목숨 값이 헐값이 되어 버린 겁니다. 이번 사태에서 우리를 소름 끼치게 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바라보는 저들의 시각입니다. 

국회 문짝 하나에 정권과 여당과 보수언론이 보냈던 그 엄청난 감정적 연민과 동정과 애도의 념을 생각해 보십시요. 그것을 불에 타 죽은 철거민들 앞에서 저들이 보여주는 냉담함과 비교해 보세요. 아무리 생각해도, 심리적으로 정상이 아닌 것 같아요. 그거야말로 정치적 사이코 패스가 아닌가 합니다. 사이코 패스 정권에게는 국민 여섯 명의 목숨 값이 국회 외통위 문짝 하나만도 못한 거죠.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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